'2건 중 1건 통과'…전반기 법안통과율 1등인 의원은 [슬기로운 의원생활]

입력 2022-07-11 07:00   수정 2022-07-11 11:25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중 전반기 대표발의한 법안의 통과율이 58.67%로 가장 높은 의원이다. 대표발의 법안 총 75건 가운데 통과시킨 법만 44건에 달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출신인 임 의원은 발의 법안 가운데 40%가 노동 관련 법안일 정도로 노동 법안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는 노총 출신으로서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은 자유와 평등 가운데 자유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자유가 있어야만 인간의 다양한 생각이 존중받을 수 있고 그래야 풍요가 있을 수 있다"며 "풍요로울 때 사람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배와 평등보다 자유와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임 의원의 법안들은 '노동유연화'와 '노동자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노동유연성을 제고해 현장의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특수고용자 등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노동유연화가 곧 쉬운 해고라는 건 낡은 프레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가 일터를 덮치면서 비대면 노동이 늘어났고 배달 기사 등 플랫폼을 통한 노동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근로 시간 등을 획일적으로 국가에서 정해주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노동 시간 등을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상당 부분 맡기되, 특수고용직 등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동유연화와 노동자 보호에 중점 둬
임 의원은 2020년 12월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의 단위기간과 정산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개정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경직성을 보완하고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탄력근로제는 특정일에 법정 노동 시간을 초과해 일했다면 다른 날의 노동 시간을 단축해 일정 기간 평균 노동 시간을 법정 노동 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선택근로제의 경우 노동자가 출퇴근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면 일정 기간 이내의 정산기간을 두고 그 기간의 평균 노동 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지 않게 한 것이다.

임 의원은 "전자, 반도체, 바이오, 게임 산업 등 신제품 개발과 연구개발(R&D) 업무에 3개월 이상의 집중 근무가 필요한 경우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및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현장에서는 개선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법안 발의의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국회 환노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최종안에서는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의 단위(정산)기간은 각각 3~6개월, 1개월(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에는 3개월)로 결정돼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는 것을 공약했고, 임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사회복지문화 분과를 총괄하는 간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추후 정부 정책에 따라 선택근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임 의원이 통과시킨 법안들 중에는 노동자 보호법도 적지 않다. 윤석열 정부의 1호 노동 법안으로 발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과 ‘고용산재보험료 징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개정안은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 및 플랫폼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에 서 '전속성'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전속성’이란 예를 들어 두 군데 이상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배달기사의 경우 한 사업장에서 월 소득 115만원 이상을 벌거나 93시간 이상을 일해야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기준을 의미한다. 이 규정 때문에 산재 보험료를 내고도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노동계를 중심으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사근로자와 대학원생 권리 강화하는 법안도

임 의원은 지난해 3월 노동 사각지대에 있는 가사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도 내놨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시 가사사용인은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가사근로자는 노동관계법 및 고용·산재보험 등 사회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가사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 연차휴가, 퇴직금, 4대 보험 등 기본 권리를 보장하게끔 한 것이다.

임 의원의 법안은 지난해 5월 다른 비슷한 법안들과 합쳐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가사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보호받게 됐고, 가사사용자가 가사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최소근로시간(1주일에 15시간 이상), 유급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 가사서비스의 종류와 내용 등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법은 지난 6월 16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 회사에 적용되고, 주변 소개나 일반 직업소개소를 통해 가사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 정부는 제도 시행 후 5년간 가사근로자의 최대 30%가 정부 인증 회사의 근로자로 편입해 법적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가사서비스 이용자의 비용 부담 증가 우려와 함께 강제성이 없어 가사서비스 업체들이 해당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과 이용자에 대해 국세 또는 지방세를 감면하거나 고용보험료, 산업재해보상보험료, 건강보험료 및 연금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비용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임 의원이 대표 발의해 통과된 법안 중에는 대학원생 근로자를 보호하는 법도 있다.

2019년 12월 경북대에서 4명의 학생 연구원이 실험실 폭발사고로 중증 화상을 입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임씨의 경우 치료비만 10억원에 달했으나, 기존 연구실안전법에서는 각 대학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민간보험으로 최대 5000만원만 보장됐다.

이에 임 의원은 지난해 2월 학생연구원도 산재보험에 특례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고, 비슷한 내용을 담은 전혜숙 민주당 의원 등의 법안과 합쳐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부터는 전국에서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는 학생 연구자들은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임 의원은 탄소중립 목표를 법제화하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과, 어린이집에서도 환경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개정안' 등 환경 관련 법안 들도 다수 발의했다.

임 의원 측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앞으로도 민생을 살피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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